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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처세왕′ 1회, 판타지 설정 속 눈에 띄는 이하나-서인국의 열연

by 바람은그물에걸리지않는다 2014.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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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tvN '고교처세왕' 방송캡처]

오피스, 코믹, 로맨스, 활극을 내 걸었던 ‘고교처세왕’이 16일 밤 첫 선을 보였다.

 

이날 방송한 ‘고교처세왕’에서는 인물들의 관계가 그려졌다. 풍진고 에이스 아이스하키 선수 이민석(서인국)은 독일로 유학 간 엘리트 형이 한국 대기업으로 스카우트돼 온다는 소식을 받았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발신자 번호 제한으로 걸려온 형의 전화로부터 자신이 대기업 본부장의 자리를 대신해야하고 들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형이 위험하다는 말과 함께.

 

첫 회 만에 배우들의 캐릭터 소개는 빛났다. ‘응답하라 1997’을 통해 이미 한 번 고교생 연기를 선보였던 서인국, ‘독보적 4차원’ 연기를 소화하는 이하나의 안방극장 컴백이 반가운 이유다. 전작에서 선보인 캐릭터를 또 고집하는 것이냐는 우려의 소리도 들리지만 이들만이 할 수 있는 리얼한 생활연기는 극의 흐름을 돕는다.

 

서인국은 패기 넘치는 고등학생의 심리를 유쾌하게 풀었다. 이하나 역시 2년 차 계약직 사원의 한(恨)과 반쪽짜리 사랑의 아픔을 ‘이하나화’ 시켜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만취한 상태로 고백하는 장면은 이하나의 제대로 된 명수였다. 모자란 듯 하나 미워할 수 없는 묘한 매력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사진=tvN ′고교처세왕′ 방송캡처]

‘고교처세왕’을 통해 "처음으로 사람 연기를 해본다"는 이수혁은 출생의 아픔을 가진 기업 사장의 혼외아들 유진우를 연기했다. 극이 진행될수록 이수혁의 반전 이미지에 더 많은 이들이 호응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민석을 스토커처럼 따라다니는 열혈 소녀이자 정수영(이하나)의 여동생 정유아를 연기한 이열음도 시선을 끌었다. KBS 2TV ‘드라마 스페셜-중학생 A양’에서 호연이었다는 평을 받은 것이 무색하지 않게 제 몫을 해냈다.

 

‘고교처세왕’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웃음, 로맨스, 오피스를 내 건만큼 처리해야 할 상황이 무궁무진하다. 일단 첫 회에서는 이민석이 유년시절 불행하게 부모를 잃고 10살 터울의 형 형석과 헤어진 후 대리 아버지 최장호(오광록)의 품에서 크게 된 사연이 펼쳐졌다. 이를 토대로 전해질 이야기에 귀추가 주목된다.

 

현실적으로 고등학생과 대기업 본부장의 생활을 함께하는 것은 불가하다. 이러한 발상에서 봤을 때 고등학생의 시선에서 어른의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 재미 요소가 될 듯하다.

 

이하나는 지난 제작발표회에서 “첫 리딩 때 감독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이 드라마에서 민석(서인국)은 고등학생과 회사원을 넘나든다. ′회사원이 어른이고 고등학생이 아이라면 어른들은 지혜롭지만 계산적이다. 반면 아이는 순수하지만 분별력이 떨어져 실수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분이 ‘고교처세왕’의 매력일 듯싶다. 두 세대가 어우러지는 이야기에 재미를 느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첫 회에서는 인물의 관계만 소개됐을 뿐 시트콤 ‘순풍산부인과’ ‘남자 셋 여자 셋’ 등을 집필한 양희승, 조성희 작가의 주 특기인 웃음 코드는 크게 보이지 않았다. 이유도 없이 형의 사정으로 동생이 그 자리를 대신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소위 말하는 ‘오글거림’의 분위기도 있다. 판타지와 함께 버무려질 콕콕 찌르는 웃음이 필요하다. tvN ‘고교처세왕’ 2회는 17일 밤 11시 방송.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