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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낙원에서/생각하고

'나'와 '엄마' 사이에서 고민

by 바람은그물에걸리지않는다 2022.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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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도윤이가 보고 싶어서 '내일은 꼭 도윤이를 데리러 가야지'하고 마음을 먹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애를 안 봐서인지 몸이 너무 가뿐해서 '그래, 몸이 좀 회복되면 내려가자'하는 생각으로 바뀐다.
오늘도 한의원에 가서 침치료를 받았다. 속이 쓰리고 신물이 올라오고 손목이 너무 아파서 나흘이나 잠을 설쳤던 것을 좀 고쳐보자 싶었다. 의사 선생님과 약속한 3일간의 치료를 무사히 끝냈다. 3일간 꾸준히 다닌 탓인지 다행히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
그리고 조리원 생활 이후로 한번도 하지 못한 마사지도 받았다. 8개월 만인가... 결혼 전만해도 마사지 마니아였던 나는 오늘 간 마사지샵에서 '통증을 아주 잘 참는다'는 칭찬(?)까지 받으면서 수개월간 피로에 쌓인 근육을 풀었다. 목이 가벼워 지고 뭉친 몸도 풀리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한의원, 마사지샵에서 열심히 관리를 받고 치료를 했다. 치료를 받다보면, 왜 아픈지 그러면 출산과 육아 이야기가 나오고 내 상태를 걱정한다. 나는 몸은 너무 아프지만 애도 보고 싶다는 말도 덧붙인다. 다들 나를 고객으로 하는 곳이라 그런지 무조건 '나만 생각하라'고 하더라. 회복에 집중하란 거다. 나도 머리로는 공감하는데 또 마음을 그렇지 않고..몸이 회복돼야 애를 볼 수가 있는데, 고민이다. 하루하루 도윤이는 커가고 있고, 나는 하루하루 몸을 회복하는데 써야 하고..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될 일이지만 그 결정의 순간을 마주하기 전까지는 계속 고민을 반복할 듯 싶다.
육아를 좀 쉬니 숨통은 트인다. 몸도 덜 피곤하고 그래서인지 신랑에게 하는 말도 덜 신경질적이다. 좋은 신호다. 친구에게 이걸 말하니 그렇게 말하는 방법을 생각하지말고 외우라고 하더라. 결혼 선배라 그런지 꽤 도움이 되는 말이다 ㅎㅎ 여하튼 쉬는 시간을 가지니 산책도 즐겁고 아무 음악을 들어도 즐겁다. 매일매일 하고 싶은 일이 생긴다. 그리고 매일 할 것들이 또 넘쳐난다.
나와 떨어진 시간동안 도윤이는 하루하루 더 성장하고 있다. 오늘은 기다가 혼자 앉는 것을 해냈다. 영상통화로 보긴 했지만 함께 있지 못해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웃으며 잘 지내고 있는 도윤이가 대견하다가도 함께 보내지 못하는 시간이 아쉽기도 하다. 신생아 때 사진만 봐도 넘 어려보이고 그 시절이 또 그리운 것처럼.
여하튼 회복에 집중해보자는게 오늘 이시간의 마음가짐..내일은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일단 어머님댁에 도윤이 찾으러 가면 드릴 카레 준비거리는 사놨다 ㅎㅎ 일단 이번주 잘 넘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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